가장 선호하는 디지털자산 유형은 'CBDC'
'결제 솔루션' 사업도 관심…디지털자산 사용 고려
영국의 투자자문사 '옥스포드 메트리카'(Oxford Metrica)는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대한 국내 굴지의 금융기관들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최고경영자들과 회장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추가적 설명이 필요한 경우엔 후속 인터뷰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16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 수장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분야는 '결제 솔루션'이었고, 가장 선호하는 디지털자산 유형은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로 나타났다.
특히 모든 응답자가 블록체인 기술을 주류 운영 시스템의 일부로 수용하는 데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블록체인 운영 체제 구현에 있어서 모든 응답자가 예비 연구 단계를 마쳤고, 응답자의 40%는 개념 증명을 수행했으며, 60%는 파일럿 단계에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솔루션 출시와 생산 과정에 돌입한 곳은 아직 단 한 곳도 없었다. 각종 규제의 명확성 여부가 기업의 생산 진출을 망설이게 하는 원인으로 분석됐다.
디지털자산의 특징으로 높게 평가한 것은 신뢰성과 경쟁력 있는 환율이었다. 선호하는 디지털자산 유형은 CBDC가 90%로 높았고, 비은행 스테이블코인(10%)이 그 뒤를 이었다.
CBDC는 각국 정부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CBDC 개발과 관련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미 중국 정부는 지난 2020년 5월부터 CBDC를 시범 운용했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공식 결제 수단으로 인정했다.
미국의 CBDC 연구는 '달러 패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앞서 미국 등 서방국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배제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방국가인 중국의 CBDC나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을 통해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를 우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옥스포드 메트리카는 "한국은 블록체인 생태계 개발에 있어서 앞서 나가기 위해 필수 요소인 혁신과 기술력을 잘 갖추고 있다. 또한 활발한 금융 기술 산업과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디지털 자산 시장을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인재 풀을 확보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 거래량에 있어서도 꾸준히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은 블록체인 산업 육성을 위해 ▲글로벌 모범 사례에 부합하는 디지털자산 분류법을 채택해 결제 토큰, 유틸리티 토큰 및 증권형 토큰을 명확히 구분 ▲리스크에 민감한 디지털자산 규제 프레임워크 구현해 확실성을 제공하고 혁신 장려 ▲시장참여자가 규제 감독하에 통제된 환경에서 최종 사용자와 함께 새로운 제품,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할 수 있는 디지털자산 '규제 샌드박스' 육성 ▲규제 당국과 시장참여자 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민관협력 활성화 등을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