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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그리드가 에너지정책 새판 짠다(정부, 중장기 기후변화·에너지 중간보고서 발표)

최고관리자
2012-10-20 12:41 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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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그리드를 중심으로 에너지정책 패러다임이 확 바뀐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등을 통해 3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화석연료 발전 축소를 신재생에너지 증대나 스마트 그리드같은 수요관리장치 발전으로 연결시켜 제레미 리프킨이 말하는 3차 산업혁명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감한 변화를 선택하는 것이 미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라는 판단이다.

◇개인·실시간·지역별…전기가 스마트해진다=이날 재정부가 발표한 '중장기전략보고서 기후변화·에너지 부문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30~40년 후 에너지공급방식은 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소형주택 등 에너지 저소비형 도시재생과 기존 전력망에 정보통신(IT)기술이 융합된 스마트그리드 생태계가 중요해진다.

정부는 우선 개인, 기업 등 전력소비자가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해 판매하는 분산형 전력공급체계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수의 대형 발전사가 대형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해 인근 지역에 공급하는 지금의 방식이 집중형이라면 미래의 방식은 전력소비자가 직접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직접 소비하거나 판매하는 분산형으로 변모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 같은 분산형 전력공급체계의 핵심은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이 접목된 스마트그리드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공급자와 소비자를 양방향 실시간으로 연결해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이고 상호간의 전력 판매를 가능케 한다.

정부는 스마트그리드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가단위 스마트그리드 구축에 앞서 중간단계로 산업·상업시설 밀집지역, 제주도 등을 스마트그리드 거점지구로 지정하고 스마트계량기(AMI)와 전력저장장치(ESS)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그리드 관련산업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된다. 스마트그리드 핵심기술을 국가중점과학기술로 지정해 적극 개발하고 전기차, 충전인프라, 스마트 가전제품, 스마트홈 등으로 이어지는 스마트그리드 산업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에너지 절약과 효율성 제고는 가격기능을 통해 달성할 계획이다. 전기요금은 시간(실시간요금제)과 공간(지역별요금제), 수요자별 특징(저압/고압, 주택/소규모/대규모산업)에 따라 차등 적용되고 관련 조세와 부담금, 요금은 원가와 사회·환경 비용, 해외 에너지 가격 등을 종합 고려해 재검토된다.

또 온실가스 배출요인을 고려해 효율에 따라 에너지 소비제품에 다른 세율이 적용된다.

◇망고 키우고 다랑어 잡는다=기온상승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기후변화 新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한반도 온도는 지금보다 3.2도씨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륙 이외 남한 지역 대부분이 아열대화하고 폭염, 폭우, 태풍 등 기상재해가 일상화, 대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여건이 악화되고 재난이 증가하면서 과수와 채소 재배적지가 줄어들고 농작물 병해충과 유해생물이 늘어난 데 따라 식량 수급여건은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망고, 아보카도 등 아열대 농작물 재배가 가능해지고 참다랑어 등 난류성 어종의 출현은 새로운 농어업 소득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중장기 기후·에너지 여건을 예측할 때 통일은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북한의 에너지 공급인프라가 부족한 데 따라 통일직후 단기적으론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산림 황폐화와 물관리 부실로 인한 잦은 재해와 용수 부족 역시 기후변화 적응부담을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남북러를 가로지르는 가스관·송전관이 연결될 경우, 안정적, 효율적 에너지 수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북한의 석탄과 신재생에너지 자원 활용이 가능해지고 저렴한 가용부지 등을 볼 때 발전소 건설여건도 한층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기온상승으로 남한지역 경작이 어려워진 작물의 대체 재배지를 북한에 확보할 수도 있다.